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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 씨마스터 300] 반지 원정대 아닌 시계 원정대

by 하고 싶은게 많음 2023. 12. 20.

시계원정대 픽 명예의 전당에 오른 오메가 씨마스터 다이버 300

 

분명 반지원정대였습니다만...

큰 마음을 먹고 반지원정대를 꾸린 두랍왕자와 나. 롯데 본점 에비뉴엘관에서 사전에 이야기했던 주얼리 브랜드 입장 대기를 걸어 놓는 걸로 그 서막을 열었다. 아니 경기 안좋다매... 입장 대기는 다 왜 이렇게 긴 거야 ㅋㅋㅋ이렇게 시작도 전에 투덜이가 된 나에게 시계매장이 눈에 들어왔다. 두랍왕자에게 괜찮은 양복과 시계를 하나쯤 사주려고 혼자 마음을 먹었던 나.

평소 시계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터라 가격대나 디자인, 브랜드를 가늠해볼 요량으로 시계매장으로 방문하기로 했다.

 

시계매장으로 가자고 하니 본인은 비싼 시계 필요없다며 영 미적지근 한 반응이었는데, 속으로 응 거부는 없어 난 사줄거야 이런 생각으로 달래서 끌고 갔다.  

 

아무튼 입장까지 시간을 때우기 위해 방문한 시계 매장에서 시계원정대가 시작되고 있었다는 걸 웨딩 밴드보다도 시계를 먼저 사버리는 기이한 순서의 결혼준비를 하게 된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태그호이어 / 브라이틀링

그 당시 유일하게 알고 있던 시계브랜드 롤렉스. 뭐 롤렉스를 매장에서 사면 성골이라고 불린다는 무시무시한 전설답게 11월 방문인데도 올해 입장 예약은 모두 마감되었다는 안내문구를 보고 바로 턴했다. 사보지는 못해도 껴볼 수는 있는 거 아닌가여.... ㅠㅠ 우리는 매장 외벽에 전시되어 있는 전시 상품만 구경하다 입맛 다시며 돌아섰다. 

 

그다음 보인 브랜드가 바로 태그호이어. 사실 태그호이어라는 브랜드는 알았지만 이 브랜드가 지금까지 시계브랜드인지는 알지도 못했다. 브랜드 자체도 블랙핑크 리사 때문에 알게되었다능.... 암튼 K트렌드를 이끌어 나가는 여친을 두신 대표님의 브랜드를 구경하러 갔다.

처음 가서 약간 음.. 저희가 시계를 보러 왔는데요.. 예물을 보러 왔는데요... 음... 이거? 이거 어때? 이러면서 우왕좌왕하니 매니저님이 남자친구의 손과 팔목을 보시더니 내가 짚은 시계와 함께 몇 가지 시계를 같이 내주셨다. 두랍왕자는 키가 있다 보니 손이 매우 큰 편이라고 알고 있었고 손목은 상대적으로 얇다고 생각했는데, 매니저님이 손목을 보시더니 손이나 키 때문에 상대적으로 얇아보일 뿐이지 절대적인 사이즈는 일반 남성에 비해 좀 굵은 편이라 40mm 이상의 시계를 권하셨다.

제일 처음 본 시계

처음에 내가 고른 모델(이때까지만 해도 두랍왕자는 본인은 비싼 시계가 필요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라 매장에서도 별 반응이 없었다.)과 비슷한 디자인으로 사이즈가 좀 있는 모델을 같이 내주셨는데, 내가 처음 고른 모델이 완전 기본이었던지 생각보다 가격이 매우 저렴했다(정말 시계알못인 게, 명품시계는 못해도 7백은 하는 줄...) 속으로 약간 띠용? 리사 남자친구님 세계 최대 부호의 집안이시라면서 꽤나 서민적(?)이시군요? 했다. 롤렉스 다음으로 알게 된 브랜드 태그호이어. 롤렉스랑 비슷한 가격대인 줄 알았다.

근데 아니나 다를까 옆으로 갈수록 가격이 확확 뛰더라.. 그래도 내가 생각했던 예산 내라 흠.. 할만하네 했다.

 

시계 알못인 우리의 맹한 눈을 잘못이해한 세심한 매니저님이 옆 매장에서 다른 모델도 추천하고 싶다고 해서 시계를 가져오셨다. 브라이트닝이라는 브랜드였는데 처음 들어보는 브랜드라 엥 뭐야 좋은 브랜드 맞나 했는데, 옆에서 끼라는 대로 끼고 풀라는 대로 풀던 로봇 같던 두랍왕자는 알고 있는 눈치였다.

슈퍼 헤리티지 B20 블루

 

슈퍼 헤리티지 B20 그린

 

그리고 껴본 모델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사실 디자인이 훨씬 더 내 마음에 들었다. 특히 이 초록색 시계.. 두랍왕자 손목에 너무 잘 어울렸다.

초록색판이 실제로 보면 예뻤당

가격 상담도 하고 프로모션도 물어보니 자체 프로모션에 백화점 행사도 하고 그래서 여러모로 괜찮았다. 다만 매니저님이 브랜드마다 인상일자가 다 다르지만 태그호이어의 경우 12월에 일괄인상이 예정되어 있고, 백화점 행사의 경우 11월에 실적반영이 마감되는 관계로  12월까지 행사가 유지될지 모른다며, 구매할 의사가 있으면 11월 안에 진행하고 좀 고민을 해 본다면 프로모션 최종가가 아닌 정가기준으로 가격을 인지하고 있어 달라는 말을 하셨다.

 

매니저님의 이 한마디가 얼렁뚱땅 급 시계원정대를 꾸미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시계는 한사코 거절하는 두랍왕자를 꼬시는 동시에 시계를 살때 고려해야할 것들을 정리하면서 벼락치기가 시작되었다.

 

메모해 두세요. 시계살 때 고려해야할 것

1. 기간 : 브랜드 인상일, 브랜드 프로모션 행사일, 백화점 상품권 페이백 행사기간, 웨딩마일리지 더블적립 기간 

2. 장소 : 웨딩마일리지 전액 적립/반액적립 지점, 프로모션 진행 지점, 백화점 행사 지점

물론 이걸 다 고려하고 사면 베스트지만.. 웨딩사진을 찍기도 전에 스트레스로 피부가 푸석해지고 탈모가 올 수도 있다. 적당히 적정선을 찾아야 한다.

 

까르띠에 / IWC 

두랍왕자를 설득하는 데 성공한 나. 이왕이면 백화점 페이백 기간 내 시계를 결정하자는 생각으로 신세계 본점으로 출동해 2차 시계 원정에 떠났다. 신세계 본점이 시계 매장은 훨씬 더 많았는데, 처음 들어간 곳이 까르띠에. 두랍왕자는 시계를 사기로 마음을 먹고부터 시계 공부를 좀 해왔는데 롤오까 라는 말을 했다. 시계는 롤렉스, 오메가, 까르띠에라나.. 까르띠에는 반지 브랜드인지 알았는데 시계도 판단다. 

까르띠에 네모니 시계 내 기준 이상한 디자인에 놀라서 초점도 잃었다.

 

까르띠에 매장을 보고 솔직히 좀 화가 났다. 뭐 태그호이어처럼 기능이 들어간 것도 아니고 오로지 패션시계인데 시계판도 대부분 엄청 단순했다. 또 네모난 시계판과 두꺼운 스트랩의 비율이 내 눈에는 좀 기괴해 보여서 솔직히 내 취향이 아니었다. 물론 두랍왕자가 낄 거지만 취향도 존중해야 하지만 진짜 이거 고르면 어쩌지라는 생각으로 소심하게 생각하며 지켜봤던 것 같다.. 미안.. 솔직히 여기에 돈 쓰면 좀 아까워ㅠㅠ. 나중에 알아보니 좋아하는 사람은 엄청 좋아하는 마니아가 있는 브랜드란다. 하지만 솔직히 '시계'의 정교함에서 오는 아름다움과 기능적인 면(언제부터 시계에 대해 알았다고 평가하는지 모르겠지만..) 보다는 주얼리 브랜드에서 오는 자아가 더 강해서 시계보다는 브레이슬릿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는 게 나 시알못의 평가다. 

 

 

 

그다음 방문한 IWC. 여기는 가죽 스트랩의 패션 시계가 주요 모델이었다. 여긴 그래도 좀 깔끔하니 이쁜 느낌이었는데, 처음 접한 시계가 태그호이어 같은 브랜드라 그런지 금속 스트랩의 스포츠 시계가 내 눈에 더 들어왔다. 두랍왕자에게는 말 안 했지만 이런 스포츠 시계가 더 남성적인 면이 부각된다고 하나. 더 잘 어울렸던 것 같다. 두랍왕자는 여기서 약간 포르투갈? 같은 이름의 시계를 껴보고 싶다고 했는데, 손목에 차니 꽤 예뻤다.

 

 

 

 

 

 

 

 

오메가

사실 두 번째 원정대 전에 두랍왕자가 찍었던 브랜드는 오메가 씨마스터 300이었다. 007을 좋아하는 두랍왕자는 007에 나온 시계라서 오메가 씨마스터 300이 마음에 들었다고... 오메가라고는 오메가 3밖에 모르던 나. 급하게 오메가에 대해 급 공부를 했더랬다. 오메가는 특이하게 백화점에도 직영매장 + 딜러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보통 딜러샵은 개개인의 영업실적이 중요해서 프로모션이 더 잘 나오는 편이다. 물론 스와치 그룹에서 직접 운영하는 직영 매장과 라이선스를 받고 판매하는 딜러샵과는 보증기간, A/S 등 모든 면에서 무차별하다. 따라서 오메가에서 구입을 결정했다면 무조건 딜러샵에서 구매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다만, 오메가가 2024년부터 자체적으로 프로모션 금지 혹은 프로모션 통일 정책을 고려하고 있어서 이 부분이 내 마음을 급하게 한 요소였다. 사실 이런 명품 매장이 방문하는 지점마다 다른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것부터가 좀 읭스러웠고 심지어 롯데 웨딩마일리지 적립도 된다는 점에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너무나 반가운 소리지만 회사입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리는 정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더랬다. 암튼 (소비자 입장이 아닌) 회사 입장에서 오메가가 2024년 들어 정신을 차리기는 할 모양이다. 

 

주변에 예비신랑에게 시계를 사줄 거다고 말하니 시계를 잘 아시는 분이 사실 시계의 경우, 고관여 제품이라 명성이 중요하다고 무조건 롤오까 중에 구입하라고 하셨다. 또 그중에 추천을 하자면 기술과 명성 이 두 가지를 다 가지고 있는 브랜드는 오메가라며, 달에도 다녀왔고 올림픽에도 쓰이는 정확한 시계라고 칭찬을 하셨는데, 두랍왕자가 오메가를 선택해서 좀 놀랐다. 

 

신세계 본점에서 오메가를 껴보기는 했지만 직영매장이라(여기서 매니저님이 내년에는 본사 정책으로 프로모션이 없어질 거라며 좋아하셨다.. 그동안 딜러샵에 손님을 많이 잃은 모양이다.) 서치를 통해 서울 3대 오메가 딜러샵을 알게 되었는데, 우리는 롯데마일리지를 적립하기로 마음먹어서 그중 하나인 롯데 동탄점으로 가기로 했다.

 

 

 

말 그대로 시계 '원정'을 다녀왔습니다.

롯데 동탄점 진짜 서울 백화점이랑은 비교도 안되게 공간도 넓게 쓰고 사람도 적고 좋더라고요... ㅎㅎ

가기 전부터 그야말로 동탄점 오메가 매니저님을 카톡으로 전화로 물음표 살인을 해뒀던 나. 명동에서 상품권을 구입해 SRT를 타고 동탄점에 방문했다. 15분 밖에 안 걸리고 역에서 백화점까지 바로 연결되니 웬만한 서울 내 백화점 보다 더 쾌적하고 깔끔하게 방문했다.

동탄행 SRT, 수서에서 15분 밖에 안걸린다.

 

여기서 오메가 매장 찾는데 한참 걸렸잖아요.. 시골 사람이 서울방문한 것 마냥 두리번거리면서 오메가 매장에 방문했는데, 쇼메에서 바로 옆에서 시작되는 시계브랜드와는 좀 떨어져 있었다. 

구매 후 바로 착용해본 오메가 씨마스터 300

 

카톡으로, 전화로, 친해진 것 같아 매니저님 얼굴을 드디어 영접한 나는 속으로 매니저님이 매우 반가웠지만.. 되게 침착하게 오메가 시리즈를 색깔별로 한 번씩 껴보고 난 후 검은색으로 정해 구입 절차를 시작했다. 당시 내가 받았던 프로모션은 정가의 15% 로 할인가가 상당했다.

 

동탄점은 반액 적립 ㅠㅠ

다만 아쉬운 점은 자체 백화점 브랜드행사가 없고 여기에 추가로 동탄점 오메가는 웨딩마일리지가 반액만 적립된다는 부분이다. 그렇다 해도 이것저것 따져봤을 때 괜찮다 싶어 구매를 결정했다.

 

미리 가져온 상품권으로 결제를 하게 되었는데 나의 경우, 당시 명동 상품권 구매가가 3.9% 였고 일부 5%로 상품권을 구입할 수 있어 총구매가가 690만 원 대였다. 정가가 850만 원이었던 걸 생각하면, 150만 원을  넘게 세이브해서 구매했다. 그래도 욕심쟁이인 나는 두 달만 더 일찍 구매해서 더블마일리지 혜택까지 가져갈걸이라는 아쉬움이 좀 있었다. 하지만 다음 더블 적립(2024년)까지 기다리기에는 본사 프로모션 금지 정책이 언제부터 시행될지 모른다는 리스크 때문에 12월 안에 구입하게 되었다. 

 

그래도 두랍왕자가 너무 행복해하고 좋아하는 리액션을 해줘서 사고도 기분이 좋았다. 또 기차를 타러가는 길에 롯백과 SRT역사가 어지는 부분에서 롯데백화점 AVENUEL Bar 에서 롯데웨딩 쿠폰으로 야무지게 커피 2잔까지 얻어 먹었다. 아몰라 이제 시계도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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